누군가 제게 ‘당신은 왜 글을 쓰느냐’고 묻는다면 이렇게 답변하고 싶습니다. 인간은 나이 들면서 반드시 무언가 배우는 것이 있습니다. 그 경험에서 얻은 열린 눈으로 세상에서 극단으로 치닫는 양극을 배터리로 연결시키고 싶은 생각이 있습니다. 늦은 나이에 책을 많이도 쓴 파커 파머처럼 ‘쇠퇴와 무기력이 아닌 발견과 참여’의 통로에 적극적으로 동참함으로써 나이 듦에 대한 세상의 선입견을 바꿔 놓고 싶은 생각도 있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정교한 이론을 내놓거나 완벽한 주장을 하기가 어렵고 모든 것에 양면성이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이 양면성을 인정하지 않고 자신의 생각을 관철시키고 싶어 합니다. 특히 우리나라 사람들은 ‘다름’을 인정하는데 인색하지요. 따라서 나이 든 사람들은 글을 통해서라도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싶어 합니다. 이런 생각들이 저를 글쓰기에 끌어들이는 것 같습니다. 어느 나이든 사람은 <모든 것의 가장자리에서>라고 책 제목을 붙인바 있습니다. ‘가장자리’는 나이 듦을 의미하지요. 그러나 가장자리에서는 한 가운데에서 보지 못한 것들이 눈에 들어옵니다. 그래서 파커 파머나 저는 나이 듦을 좋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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