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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법 태양광 막고 편법 태양광은 모르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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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19-08-22 15:56:51 조회수 4123

2018.05.28

준법 태양광 막고 편법 태양광은 모르쇠

기사승인 [498호] 2018.05.28  09:51:05

- 개인·중소규모 발전사업 임야 제외 사실상 불가
영농형 위장 태양광·대형 개발사업은 나몰라라

▲ 전국 토지 지목별 비중 (국토교통부 2017년 통계 기준) 기타는 구거, 유지, 잡종지, 공장용지, 과수원 목작용지 등 일체 비중 포함.

[이투뉴스] 현 정부 재생에너지 정책방향이 담긴 산업통상자원부 신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REC) 가중치 개정안이 태양광 발전사업자들과 산업계로부터 원성을 사고 있다. 정부가 주로 개인이나 중·소규모 사업자들의 발전소 부지로 활용되는 임야 가중치를 대폭 낮추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어서다. 가중치는 각 전원의 사업성과 수익성을 결정하는 숫자로, 그 수준에 따라 해당 발전원이 크게 확대되거나 반대로 위축될 수 있다.

앞서 2012년부터 정부는 매해 신재생 발전량 비중목표를 미리 정해 일정규모(500MW) 이상 발전사들에 의무를 부과하는 RPS(신재생공급의무화)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2015년 처음 REC 가중치를 조정했고, 이달 18일 2차 개정안을 공개했다. 하지만 가뜩이나 재생에너지 산업과 시장에 대한 이해가 떨어지는 정부가 철학이 부재한 상태에서 국내 현실과 동떨어진 정책만 쏟아내고 있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27일 발전사들과 산업계에 따르면 최근 RPS 공청회에서 산업부가 제시한 REC 조정안 중 가장 지탄을 받고 있는 내용은 태양광·풍력 중심 확대를 천명해 온 정부가 환경훼손을 이유로 태양광 임야 가중치를 0.7로 하향 조정한 대목이다. 해상풍력 가중치는 크게 높이고 논란이 많은 연료전지 가중치도 그대로 유지하는 가운데 유독 태양광이 폐기물·바이오매스와 함께 삭감이 대상이 됐다.

이와 관련 <이투뉴스>가 지난해 국토교통부가 집계한 전국 토지 지목별 비중을 토대로 태양광 설치 여건 및 실태를 조사한 바에 의하면, 산업부의 이번 임야 부지 활용 규제방안은 의도와는 무관하게 다수 개인 및 중소규모 사업자의 시장진입을 가로막는 요인이 될 공산이 크다. 임야는 작년 기준 전국 토지의 63.7%를 차지하는 최대 지목인데다 현실적으로 다른 지목에서 발전사업 추진이 어려운 이들 사업자의 유일한 통로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전체 발전사업허가의 40%가 임야였다. 

국토부 지목별 면적 비중<그래프 참조>을 보면 ‘한국 땅은 70%가 산(山)’이란 비유처럼 임야 비중이 압도적이다. 더욱이 임야는 원칙적으로 개발을 허용하지 않는 보전산지가 대부분이다. 산지의 77% 이상이 보전산지이고, 산지전용의 70% 이상(2016년)이 개발이 허용된 준보전산지에서 이뤄졌다. 산업부가 이런 기본적인 토지 분포와 여건을 고려하지 않고 임야를 난개발의 숙주로 지목한 것이다. 

임야를 제외한 나머지 지목을 부지로 활용하면 된다는 주장도 현실과 거리가 멀다는 게 현장의 목소리다. 국토면적에서 2,3번째로 비중이 높은 논(畓. 11.3%)과 밭(田. 7.6%)은 대부분이 농지라 태양광 부지로 사용할 수 없고, 전용에 따른 식량안보 위협 등 부작용 우려도 적지않다. 국토의 3%를 차지하는 대지 주택의 경우 그나마 75%가 아파트 등 공동주택이어서 활용도가 떨어진다.

여기에 하천(2.8%), 구거(1.8%), 유지(1.4%) 등은 대부분이 국가소유인데다 관리주체도 국가여서 개인이 활용할 수 없다. 또 과수원(0.6%)이나 목장용지(0.6%)는 농업진흥구역이나 초지법 등으로 엄격히 규제해 전용허가가 하늘의 별 따기이다.

태양광업체 관계자는 “재생에너지 보급의 주체가 되어야 할 개인이나 중소규모 사업자가 모든 법규를 지켜가며 합법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부지가 임야인데, 그걸 손대겠다는 건 굉장한 패착이다. 지금까지 임야가 어떻게 개발돼 왔고, 순기능과 역기능은 무엇이었는지에 대한 분석 한 번 없이 무작정 문제로 지목해 규제하겠다는 건 전형적 탁상행정으로밖에 이해되지 않는다”고 성토했다.

▲ 태양광 지목별 면적과 비율 및 태양광 활용성 구분

당국이 국토의 효율적 이용을 위해 활용을 장려하겠다는 산업단지는 구조물 특성과 금융문제로 확대가 쉽지 않고, 농업용이나 간척지 등은 대규모 자본에 의한 부작용이 우려를 낳고 있다. 우선 산단 지붕의 경우 태양광 모듈 하중을 견딜만큼 튼튼하게 지어진 건물이 예상보다 드물다. 단위면적은 넓지만 공장 운영 시 눈·비를 피할 정도로만 허술하게 지은 건물이 대부분이란 게 전문기업들의 전언이다. 업계는 전체 산단의 10% 내외만이 태양광 설치가 가능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런 조건을 충족한다해도 각종 산단 규제 회피와 금융조달이란 관문이 남는다. 산단은 태양광을 목적 외 사업으로 분류해 허가가 잘 떨어지지 않는데다 겨우 부지를 마련해 입주한 기업들이 대부분이어서 기존 건물 대출로 추가 금융조달(PF)이 일어나지 않는다.

대기업 사업개발 담당자는 “인·허가도 어렵지만 겨우 공장을 돌리는 기업들에게 40~50%의 최소자본금 조달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산업은행 등 국책금융기관들이 최대 20%를 저리로 나서줘야 산단 태양광 보급의 물꼬를 틀 수 있다. 석탄화력에는 수조원씩 쏟아붓는 공적금융이 제 기능을 못하고 있고, 정부도 그걸 방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태양광을 통해 에너지공급의 저변을 일반국민과 중소기업으로 확대하는 것이 정책 우선순위가 되어야 하는데, 지금은 그런 사업은 막고 대기업이나 공기업들이 국유자산이자 모든 국민의 공동자산을 독점사업화 하도록 조장하고 있다”면서 “태양광 가능부지를 한정자산으로 보고 최대한 많은 국민과 기업이 참여할 수 있는 방안을 정부가 찾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정부가 임야 태양광의 대안처럼 확대보급 의사를 내비치고 있는 농업용 태양광이나 간척지 활용은 대규모 자본진입에 의한 역기능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재생에너지 비중 목표에만 목을 맨 정부가 단기간에 발전량 비중을 높이겠다고 나서면서 면밀한 검토없이 무리수를 쓰고 있다는 지적이다.

업계는 농업과 조화를 이룬 발전사업으로 포장돼 전국적으로 난립한 버섯재배사 태양광이나 식물재배사 태양광을 대표 사례로 지목하고 있다. 영농형이란 명분으로 보급된 이들사업은 REC 가중치 1.5를 받아 연간 5000만원대 소득을 올려주는 일거양득 사업으로 포장됐다. 하지만 실제 농민 소유는 일부에 지나지 않으며, 실제 건물내 영농은 거의 전무하다는 게 공공연한 비밀이다.

하지만 산업부나 에너지공단은 이에 대한 실태조사를 벌이거나 결과를 공개한 적 없이 최근 농가태양광을 확대한다는 명분으로 추가경정 예산을 확보, 관련 예산만 400억원대로 불린 상태다. 대규모 정책자금이 투입되는 이들 사업의 목적과 기술적 가이드라인은 모호하다.

재생에너지기업 한 CEO는 “지금까지 보급된 각종 태양광 재배사가 건축법 용도에 맞게 활용되고 있는지 정부가 알고나 있는 지 모르겠다. 보급량대로라면 공급과잉으로 버섯값 등이 폭락했을 것이란 우스갯 소리가 있다”면서 “적법한 태양광은 가로막으면서 제도를 악용한 영리행위는 못 본척 하는 게 정책이냐. 이러니 정부가 아예 개입하지 않는게 낫다는 말이 나오는 것"이라고 직격했다.

대기업이나 공기업 참여 소식이 잇따르고 있는 간척지 태양광이나 수상태양광, 각종 지자체 MOU 태양광사업을 바라보는 시선도 싸늘하다. 복수의 재생에너지 전문가들은 대규모 개발사업 방식의 태양광 보급이 부의 양극화를 가속화 시키고 재벌과 에너지전환의 대상인 발전공기업의 기득권만 연장시켜 줄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한 태양광기업 대표는 "산업부 관료들이 이에 대해 전혀 문제의식이 전혀 없다. 당장 비중 목표를 달성하는 것보다 중요한 것이 과거 정책에 대한 평가나 반성을 통해 길게보는 정책을 만드는 것"이라며 "임야의 활용성을 높여 더 많은 국민들이 재생에너지 보급에 참여하는 건 안되고, 대기업이나 개발업자가 수십만평을 미리 사들여 난개발해도 된다는 건 어느 나라 정책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다른 태양광 제조사 대표는 "2030년까지 태양광을 30GW이상 공급하겠다는 정부가 현행법으로도 충분히 관리가 가능하는 임야 활용을 제한하는 조치로 '재생에너지 3020 계획'을 허구로 만들고 있다. 태양광 발전시설 환경영향은 비닐하우스나 인삼재배지와 비교해도 현격히 낮은 수준이다. 굳이 REC를 낮춰 소규모 사업에 피해를 입히려는 저의가 무엇인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이상복 기자 lsb@e2en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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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복 기자 lsb@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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